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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악몽


간간히 악몽을 꾸긴 하지만


내가 특별하게 생각하는

정말 나를 소름끼치게 만느는 종류의 악몽이 있다.


'꿈에 갇히는 꿈'


시발점이 되는 악몽을 하나 꾸고 

겁에 질려서 일어나면 난 일상적인 생활로 다시 돌아간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내 일상에서 비현실 적인 부분을 발견한다.

당황스러움을 느낄 새도 없이 나는 다시 침대에 누워있다.


다시 일어난다.

다시 생활을 하고

이상함을 인지하고

난 또 누워있다.

한 이삼십번 정도 지칠때까지 반복하는것 같다.


처음엔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인지할 수 없을 정도로 미묘하게 이상했던 부분들은

시간이 지날 수록 과감하고 기괴해지지만

몇 십번 기상을 반복한 나는 육체적 정신적 피로와 두려움에 지쳐 

어느 순간 그냥 받아들이고 꿈이면 어떻고 생시면 어때 하고 눌러 앉으려한다.


그렇게 굴러가던 일상이 갑자기 흐릿해지고

난 또 눈을 뜬다 


그럼 일단은 무서워서 눈을 꼭 감고 있다가

슬그머니 두리번 두리번 

이번엔 진짜겠지




-




오늘 '꿈에 갇히는 꿈'의 시작은 되게 무서웠다.


이게 유체이탈인가?


나는 누워있었고 깊이 잠들지 못해 살짝 실눈을 떴다 

그리고 뭔가 분주하게 기숙사 방을 걸어다니고 있음을 인지했다.

유체이탈을 경험할 시에 본인의 얼굴을 보면 패닉에 빠진다는 말이 순간 생각났고

그래서 일부로 보지는 않았지만 나라고 확신했다. 나였다.


뭔가 불안한듯이 귀를 쥐어 뜯으며 

(아, 이것도 내 습관 불안하고 피곤할땐 귓볼만지기.. 정도가 심하면 격해진다)

기숙사 방안 여기저기를 마구 걸어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순간 불안해하며 걸어다니고 있는 나의 시점과

누워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나의 시점이 모호하게 섞이면서

어느게 나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나는 지금 방안을 걷고 있는지 아니면 누워있는지.

(이 경험은 두번째 ㅠㅠ)


일단은 눈을감고 대상이 뭔진 모르겠지만 그냥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뭐 어떻게 집중해야되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온 몸에 힘을 줬다.


내 위에 또 내가 눕는거처럼 천천히 무게감이 느껴졌고 

좀 괜찮아졌다.


그래서 눈을 떴다.


불을 끄고 잤는지 키고 잤는지 기억이 안나고

불이 꺼져있었다.



-



나는 잠잘때 환경과 침구를 엄청 중요하게 생각한다.


원래 잘때 꼭 사용하던 이불과 베게는 짐싼다고 다 빨아서 싸버려

임의로 꺼내둔 담요랑 원래 안고자는 송아지인형을 베고 잤다.


의자는 무조건 책상 안에 넣어놓고잔다.

어릴때부터 미신도 잘 믿고, 무서운 이야기도 들으면 바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서

의자를 빼놓으면 잠을 잘 수가 없다. 누가 앉아서 날 보고있을까봐 ㅠㅠ

근데 지금 짐정리때매 책상밑엔 쓰레기 봉투가 한가득이고 의자는 방 한가운데에 날 향해 놓여있다 


그리고 불은 켜져있었다.


왜 이런 거지같은 꿈을 꿨는지 이제 알거같을라 한다.


-


이 방하고 곱게 헤어지고 싶었는데

정떨어졌다 쳇



-


네츄럴 루시드 드리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