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중률 0%
내 미래에 대한 나의 예측은, 적중률 0%를 자랑한다.
뭔가 드라마틱한 사건 사고나 격정적인 감정변화와 갈등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사소한 계기와 인연으로 방향이 조금씩 틀어지고, 순간순간 이루어진 나의 선택들이 모여 내가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나를 데리고 온 것이다. 돌아보니 말이다.
내 맘 같지 않은 지금이네.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 내가 한번도 예측하지 못했던,
내 맘 같지 않은 지금을 살고 있다는 생각.
그런데 참 묘하게도, 그것은 오히려 내게 '위로'가 되고 있었다.
산다는게 내 맘처럼 되지만은 않는다는 것.
그렇다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얘기일 테니까.
이렇게 이렇게 살다간 5년, 10년, 20년... ...
사소한 계기와 인연이 어느 날 또 찾아와,
순간순간 이루어지는 나의 선택이 미묘하게 방향을 틀어,
지금의 나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또 다른 미래가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
오히려 나는 위로받고 있었다.
내 맘 같지 않은 삶, 내 맘 같지 않은 지금에.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 강세형